저는 10년 이상 테니스를 치면서 기술적인 부분 뿐 아니라 장비에도 많은 관심을 두고 있는 동호인입니다. 테니스 관련한 여러 가지 자료를 인터넷이나 유튜브를 통해 검색하고 있는데 이번에 도네이의 독특한 기술이 적용된 라켓에 대한 내용을 보고 밀려오는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도네이코리아에 가입후 바로 시타신청을 하게 되었습니다. 기회를 주신 도네이코리아에 감사드리며 조금은 객관적인 시타후기를 공유함으로써 다른 많은 분들에게 도네이라켓에 대한 이해에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사실 시타후기라고 하지만 시타후에 주관적 느낌만 나열하는 것은 오히려 혼란을 줄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시타후의 느낌은 필요하고 객관화될 수 있는 정도까지만 적도록 하겠습니다. 그보다는 시타후기에 적절할지는 모르겠으나 라켓선택과 관련한 합리적이고 일반적인 판단에 대한 저의 생각과 더불어 라켓 선택시 도네이는 어느 부분이 고려되어야 할지에 대해 언급할까 합니다.

시타를 하는 이유가 직접 체험을 통해 라켓선택에 필요한 정보를 구하기 위한 것이라면 그에 앞서 테니스라켓을 선택할 때 고려해야 할 점이 무엇인지를 미리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과거와 달리 수많은 브랜드에서 쏟아져 나오는 워낙 다양한 라켓 중에서 어떤 것을 택해야 할지 막막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테니스에 빠져 있는 동호인 중에는 메이저 브랜드들의 마켓팅에 현혹되어 신상품이 나올 때마다 마치 절대반지라도 알현하는 양 경건한 마음가짐으로 질렀다가 불과 며칠도 지나지 않아 애꿎은 지름신을 소환하여 온갖 원망과 저주를 퍼부으며 후회를 반복하는 현상들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아무리 다양한 라켓이 있다고 해도 라켓선택의 문제는 개념상으로는 의외로 단순합니다. 우리가 테니스를 치는 목적을 생각해보면 이해가 쉬울 것입니다. 테니스를 치는 목적이 뭐냐고 물으면 아마 대부분이 건강과 재미를 위해서라고 답할 것입니다. 생계를 위한 선수들이 아닌 동호인이라면 말이죠. 저도 운동을 통해 건강한 삶을 지키고 재미를 통해 즐거운 삶을 누리고자 테니스인이 되었습니다(조금 과하여 약간의 테니스중독증상이 나타나는 부작용도 겪고 있기는 하지만.ㅎㅎ). 건강하게 오래 테니스를 치려면 운동의 특성에서 오는 부상 회피 내지 방지가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고 재미있게 치려면 어느 정도의 경기력이 확보가 되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답은 나온 셈이죠. 부상 방지에 효과를 발휘할 수 있고 경기력에 최대한 도움이 되는 라켓을 고르면 되는 것입니다. 그럼 위 두 가지 선택기준 중 먼저 경기력 확보를 위해서 어떤 라켓을 선택해야 할까요? 이는 매우 개별적이고 주관적인 부분입니다. 사람마다 체격과 근력이 다르고 베이스라이너인지 발리어인지 파워히터인지 컨트롤 위주인지 등에 따라 자신에 맞는 라켓을 찾아야 합니다. 라켓의 무게, 헤드사이즈, 밸런스, 강성도(stiffness), 스트링패턴을 놓고 각각의 요소에서 자신이 원하는 적정치를 추출하여 조합했을 때 가장 근사치에 있는 라켓을 고르면 경기력향상과 관련하여서는 달리 고려할 사항은 없어 보입니다. 요즘은 워낙 라켓들의 소재가 보편적으로 우수해서 경기력에 영향을 크게 미칠 수 있는 부분에서 라켓소재는 제외해도 무방하다고 여겨집니다.

그리고 한가지 덧붙이자면 장비가 경기력에 미치는 영향을 놓고 보면 라켓자체보다는 스트링이 압도적이 때문에 라켓은 위에 열거된 정도만 고려하면 충분하다고 여겨지고 오히려 라켓에 잘 어울리는 스트링과 텐션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하고도 어려운 부분이고 많은 공부가 필요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런고로 도네이스트링으로 미리 매어져 온 라켓을 시타한 후 시타후기에 포핸드는 어떻고 백핸드나 발리나 서브가 어떻고라는 주관적인 느낌은 라켓에 대한 본질적인 평가와는 상당부분 동떨어져 있어 별 의미가 없으며 오히려 혼란을 초래할 수도 있을 것 같아 아쉽지만 언급을 삼가도록 하겠습니다. 다만 포뮬러 펜타의 경우 통상 연성인 도네이라켓의 약점으로 거론되는 파워부족을 만회하기 위해 두꺼운 빔구조를 채택한 것이므로 이 부분에 대해서는 평가가 필요할 것입니다. 시타 후 결론은 ‘파워는 충분하다’입니다. 물론 아주 강성에 속하는 바볼랏 라켓과 같은 정도의 파워를 내지는 못하지만 컨트롤 가능한 파워의 측면에서 본다면 필요할 때 필요한 정도의 파워를 만들어내는데 어려움이 없는 도네이라켓이 좋은 무기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테니스가 오묘한 것이 파워와 컨드롤 등의 적정선을 어떻게 세팅하느냐가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파워풀하다고 무조건 좋을 것 같지만 적절히 통제되지 못하는 파워는 오히려 해악일 뿐인 것이 테니스고 라켓이 너무 파워풀하면 스트링텐션을 높이든지 해서 그 파워를 어느 정도 통제할 필요가 생기는 경우가 많아지고 그러다보면 팔에 무리가 오는 싸이클이 형성될 수 있습니다. 공을 멀리 쎄게 보내는 것이 궁극의 선인 야구배트와 달리 테니스라켓은 절제와 중용의 미덕이 없이는 화가 미칠 수 있는 요물과 같은 도구라는 표현으로 파워와 관련한 평가에 갈음하고자 합니다.

다음으로 건강을 위해 어떤 라켓을 선택해야 할 것인가라는 부분이 있는데 여기에서 도네이의 진가가 발휘된다고 봅니다. 테니스엘보로 고생해보신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테니스매니아에게는 엘보가 주는 신체적, 정신적인 고통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라켓을 눈앞에 두고도 멀리해야 하는 현실이란 자식을 멀리해야 하는 아버지의 심정이랄까..... 그래서 지금껏 개발된 라켓 중에서 엘보에 좋다는 라켓으로 모래알갱이?기술을 내세운 프로케넥스, 카운터베일 소재를 사용해서 진동을 획기적으로 줄인 윌슨정도가 암프렌들리로 거론됩니다. 둘 다 나름 혁신적인 기술과 소재로 인기를 유지하고 있고 테니스엘보를 가지고 있는 저도 지금 카운터베일 소재의 윌슨 프로스태프 97을 사용하고 있고, 나름 만족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도네이의 젠코어 기술을 어쩌다 접하게 된 후에는 갑자기 머리 속에 전구가 딸깍 켜지듯이 ‘내가 원한 게 바로 이거야’ 라는 느낌, 그야말로 지금까지와는 다른 접근법과 기술로 진동의 원인에 대한 보다 핵심적인 부분을 딱 건드려줬다는 느낌을 받게 되었습니다. 시타해보니 확실히 느낌이 다르고 제 오른팔이 뭔가 힐링이 되는 느낌이라면 좀 과할지도 모르겠으나 아무튼 기분은 그랬습니다. 또 달리 표현하자면 제 팔이 라켓까지 연장되어 있는 듯 이질감이 적은 느낌이랄까... 별도의 수치로 판단할 필요도 없이 암프렌들리가 확 느껴지더군요. 날이 추워서 많은 게임을 소화하진 못했으나 적어도 암프렌들리와 관련해서는 과장광고는 아니다 싶었습니다. 남들이 모르는 새로운 세계에 접근한 듯한 흐뭇함이 아직도 여운으로 남아 있습니다. 사실 미리 메어져 나오는 도네이 스트링은 몇 게임만에 금방 줄이 밀리고 한마디로 별로였음에도 그런 별로인 스트링으로 게임을 하는 내내 왠지 모를 만족감을 주는 것은 라켓의 조화라 여겨집니다..... 좋았습니다.

이상 라켓선택과 관련한 제 생각을 포뮬러 펜다 시타체험과 연결하여 가급적 객관적으로 전달하고자 의도치 않게 길게도 주절거렸습니다. 아무튼 시타와 관련하여 중점을 둔 것이 포뮬러펜타의 파워 확보 여부와 도네이라켓의 공통적 특성인 암프렌들리 여부였고, 다른 라켓을 골고루 써본 저로서는 이번 시타를 통해 단순한 느낌 그 이상으로 충분히 자가검증하였다고 자평합니다. 그 밖의 라켓디자인 등 다른 부분은 개인의 기호이니 언급할 필요가 없을 것 같고 마지막으로 한가지 덧붙이자면 2그립(4 1/4) 표시되어 있었지만 다른 라켓보다 확실히 얇은 느낌이었고 1그립과 2그립 중간 정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혹시 구입하시려는 분은 참고하시면 좋을 듯합니다.

쓸데 없이 긴 후기 끝까지 읽어주신 점 감사드리고 시타 기회주신 도네이코리아에도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